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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작품의 흐름 설명을 위한 노트

 

(다음의 텍스트는 작품 발표를 위해 구어체로 정리된 부분만 AI가 수정하였습니다.

기본적인 작성 내용은 작가가 작성한 내용입니다)

 

 

 


사진, 영상, 설치 작업을 하고 있는 이지숙입니다.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도시의 풍경과 장면, 그 안에 가라앉아 있는 변화와 관련된 감각들을 시각화하는 데 관심을 두고 작업해 왔습니다.

 

작업은 크게 <Neon moving>, <가상의 물질을 구현한 그래픽 시리즈>, <무게와 감각 시리즈>로 분류할 수 있으며, 그 사이사이에 감각과 시선 등 다양한 형태의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석사 과정 당시에는 조각을 중심으로 작업해야 하는 분위기였고, 그 와중에도 영상이 포함된 설치 작업을 병행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졸업 후 일과 작업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은 현저히 줄었고, 항상 작업을 해야 한다는 불안감과 초조함이 마음 한켠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스마트폰을 활용한 기록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동하는 시간마다 거의 강박에 가까울 정도로 주변을 관찰하며 사진과 영상을 찍었습니다.

 

촬영한 영상을 애플리케이션으로 네거티브 전환하면서, 단순하면서도 일상의 이미지를 다르게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작업이 <Neon Water> 시리즈입니다. 중력을 거스르며 뿜어 올라오는 검은 물이 주는 유출의 이미지는 '도시에 잠재된 무언가'를 연상하게 했고, 잠재된 것과 드러난 것 사이의 관계를 암시하는 단서로 작업에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풍경 표면에서 중력을 거스르는 물의 움직임은 그래픽을 통해 더 깊은 곳에 존재하는 물질, 가시적인 현실 아래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으로 시각화됩니다.

 

디지털 환경에서 구현된, 물성이 강조된 이미지들은 도시에서 경험한 감각을 더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게 해주었고, 실체는 없지만 실재한다고 감각되는 것을 구현하는 방식이 되었습니다. <네온 웰>과 <서페이스> 연작에서는 일정한 높이 안에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며 아직 분출되지 않은 상태의 물질, 우물처럼 잠시 지면에 드러나 일렁이는 밝은 덫 같은 물질, 일렁이는 디지털 기기의 검은 표면 등을 통해 표면 아래 무한히 확장되는 심연, 혹은 드러나지 않은 에너지의 존재를 시각적으로 표현했습니다.

 

검은 물, 검은 표면, 검은 창, 혹은 어둠처럼 — 검은색은 수없이 겹쳐지는 도시 풍경의 이미지들 속에서 특정 공간으로 시각적 이끌림을 일으키는 존재였습니다. 동시에 그 자체로 다른 차원을 연결하는 통로처럼 인식되었으며, 가라앉은 시간이나 무게를 연상하게 하는 이미지이기도 했습니다.

 

그래픽 작업과 <Neon Water> 작업 사이에 위치한 <Neon moving> 시리즈는 사진 작업으로, 촬영 장소는 도시 곳곳의 개발 현장들입니다. 지금도 작업에 많은 영향을 주는 이 개발 현장들은 초반 답사 과정에서 감각된 경험에서 출발합니다. 현장을 답사할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여긴 시간이 멈춰져 있다'는 것이었고, 이후로는 야생의 숲을 연상하게 하는, 다듬어지지 않은 강한 생명력의 형태로 기괴하게 자라난 나무와 풀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나는 이 공간에서 이물질이다'라는 생각과 경험은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사라질 예정이거나 잠시 멈춰져 있는 변화의 단계와는 대비되는, 영원히 썩지도 사라지지도 않을 것 같은 물성과 색을 지닌 PVC, 그리고 오랜 시간 머물러 응축된 에너지 같은 덩어리를 현장에 두고, 그 물질이 미세하게 변화하는 모습과 풍경과 끊임없이 시각적으로 충돌하는 과정을 관찰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우연히 포착된 도시의 장면들 속에는 거대한 암반, 흙더미, 자재더미 등도 자주 등장합니다. 이것들은 단순히 압도적인 시각 요소라기보다, 도시의 변화가 남긴 시간의 증거, 혹은 근원적인 실체처럼 느껴졌습니다. 또한 그러한 변화의 흔적을 이동시키는 존재로서의 덤프트럭에도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트럭> 시리즈의 시작은 모래를 싣고 가는 1톤 트럭을 운전 중 우연히 마주하면서부터였습니다. 뒤따르며 촬영한 이 트럭의 모습에서, 바위가 쪼개지고 쪼개져 만들어진, 오랜 압력으로 변화된 물질이 도시 여기저기를 돌아다닌다는 점이 시간의 이동 혹은 축적된 무게의 이동처럼 느껴졌습니다. 트럭이 크고 싣고 있는 것이 많을수록 지질적 시간성이 더 깊게 연상되었고, 수백 장의 수집된 트럭 사진을 책으로 묶어 관객이 직접 넘겨볼 수 있도록 설치하는 책 작업으로 이어졌습니다.

 

변화의 현장에서 신체적으로 경험한 압박감과 무게감은 작업의 중요한 실마리가 되었고, 그 감각을 관객도 함께 느낄 수 있는 방식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책'이라는 매체의 물리적 특성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책은 단순히 읽고 정보를 얻는 행위를 넘어, 페이지를 넘기며 달라지는 손의 감각과 무게의 편향을 동시에 느끾게 하는 매체입니다. 이런 점에서 책이라는 오브제는 이미지의 축적과 감각의 전이가 동시에 일어나는 오브제로 기능한다고 보았습니다.

 

코로나 이후 작업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당시 시각 중심의 콘텐츠가 폭발적으로 확장되는 환경 속에서, '시각만으로 감각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기존 작업들을 점검하는 과정에서 무게의 미래 아이패드 작업을 통해 책 작업의 감각을 재전유하는 방식을 실험했습니다. 이는 무게를 오히려 삭제해 본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도시의 장면에서 출발한 저의 작업은, 감각된 무게와 흐름을 이미지로 추출하고 다시 감각과 물질성으로 이어지는 순환의 구조를 가집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도시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단편적이지 않으며, 복잡하고 다층적인 흐름으로서 삶의 복잡성과 연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삶의 방식이 달라지면 매체도 변화하게 되는데, 그러한 지점과 연결되는 작업 또한 흥미롭게 느끼며, 당분간은 도시의 변화와 관련된 작업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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